[ 잡담 ]

한 동안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바빠서 책에서 멀어졌다.

"헬스장에 매일 가서 운동하기"와 같은 어중간한 목표를 잡으면 얼마 가지 못해 그만뒀다. 그래도 깃허브 커밋, 블로그 작성과 책을 읽기는 조금씩 취미로 잡혀가고 있는 것 같다. "이때까지 하지 않으면 안 돼"보다 "시간 날 때 조금씩 하지 뭐"라는 마음가짐으로 하는 행동들이 더 부담 없이 오래 즐길 수 있는 것 같다.

얼마 전 까지만 해도 시간 날 때, 즉 여유가 있을 때 해야 하는 일의 순위를 정해본다면 1, 2위가 강력하게 술과 게임으로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"시간 날 대 조금씩 하지 뭐"라는 생각은 의미 없는 다짐이었다. 하지만 요 근래 여유가 생기면 하고 싶은 일은 주로 책 읽기, 영화 드라마 보기, 조금 외롭다 싶으면 드라이브 겸 친구 만나기로 바뀌게 되었다.

이렇게 자연스럽게 "꾸준함"이라는 것을 배우게 된 것 같다.

 

[ 본론 ]

"슬픔의 위안"이라는 책은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슬픔에 대해 적어놓은 책이다.

몇 주 전 외할아버지가 별세하셨고 외할아버지의 곁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외할머니, 어머니, 외삼촌들,  나의 형, 동생, 아버지의 각자 다른 위로와 슬픔을 표현하고 있었다. 누군가는 엄청나게 슬퍼했고 누군가는 담담한척하며 위로했으며 누군가는 외면했다. 신기하게도 책 속에는 내가 주변에서 느낀 슬픔과 위로의 표현 방식이 전부 고스란히 적혀있었다.

우리가 모르는 사이 매일매일, 지금 이 글을 포스팅하고 있는 순간에도 당신이 이 글을 보고 있는 순간에도 수 없는 사람들이 이 세상과 작별을 고하고 있을 것이다. 그리고 고인을 떠나보내고 슬픔에 빠져 있거나 위로하고 있는 사람은 그 배가 될 것이다. 슬픔은 항상 우리 곁에 있었지만 말로 꺼내기에는 너무나 무겁기에 모두가 입에 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. 그렇게 슬픔을 잊고 살다가 갑작스 럽에 찾아오면 과연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까. 조금 더 슬픔이라는 감정에 솔직하게 다가서야겠다고 생각했다.

이번 장례를 치르면서 과연 내가 친척 가족들에게 제대로 된 위로를 전달했는가에 대해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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